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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의 호갱화, 단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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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zcreator 2014. 9. 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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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의 호갱화, 단통법





호갱님...이라는 말이 있다...호구 + 고객님의 합성어로..호구같은 고객을 뜻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그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게 되면 호구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전 국민을 호구로 만드는 법이 드디어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군요

바로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단통법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입니다


그 시행취지는 매우 국민을 위한듯 해 보입니다


  • 단말기 유통과 보조금 지급을 투명하게 해 이통시장을 정상화 한다
  • 이통사들이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 하는 서비스·요금 경쟁을 하도록 유도하겠다


이런 목적하에서 세부적으로 어떤 것들이 이루어지는지를 볼까요


법령의 내용을 보면, 직접적으로 구매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조항은 3, 4, 5조의 3개로 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제조업체나 통신사를 괴롭히기 위해서 만든 조항이네요

간접적으로 구매자들에게도 영향이 있기는 하겠지만, 일단 직접 영향을 미치는 조항부터 보겠습니다



제3조(지원금의 차별 지급 금지)

① 이동통신사업자, 대리점 또는 판매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하여서는 아니 된다.

1.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가입 유형

2. 이동통신서비스 요금제

3. 이용자의 거주 지역, 나이 또는 신체적 조건

② 제1항에 따른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 지급의 유형 및 기준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4조(지원금의 과다 지급 제한 및 공시)

① 방송통신위원회는 가입자 평균 예상 이익, 이동통신단말장치 판매 현황, 통신시장의 경쟁 상황 등을 고려하여 이동통신단말장치 구매 지원 상한액에 대한 기준 및 한도를 정하여 고시한다.

② 이동통신사업자는 제1항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상한액을 초과하여 지원금을 지급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출시된 지 15개월이 경과한 이동통신단말장치는 제외한다.

③ 이동통신사업자는 이동통신단말장치별 출고가, 지원금액, 출고가에서 지원금액을 차감한 판매가 등 지원금 지급 내용 및 지급 요건에 대하여 이용자가 알기 쉬운 방식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④ 이동통신사업자는 제3항에 따라 공시한 내용과 다르게 지원금을 지급하여서는 아니 된다.

대리점 또는 판매점은 제3항에 따라 이동통신사업자가 공시한 지원금의 100분의 15의 범위에서 이용자에게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할 수 있다.

⑥ 대리점 또는 판매점은 제3항에 따라 이동통신사업자가 공시한 내용과 제5항에 따른 추가 지원금을 이용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영업장 등에 게시하여야 한다.

⑦ 방송통신위원회는 제3항 및 제6항에 따른 공시 및 게시 방법, 내용, 주기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고시한다.

[법률 제12679호(2014.5.28.) 부칙 제2조의 규정에 의하여 이 조 제1항, 제2항은 2017.9.30.까지 유효함]



제5조(지원금과 연계한 개별계약 체결 제한)

이동통신사업자, 대리점 또는 판매점은 이용자와의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에 있어 이용약관과 별도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특정 요금제, 부가서비스 등의 일정기간 사용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 시 위약금을 부과하는 등 서비스 가입, 이용 또는 해지를 거부·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개별계약을 체결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제1항을 위반하여 이동통신사업자, 대리점 또는 판매점이 이용자와 체결한 개별계약은 그 효력이 없다.




네...3조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법은 같은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서로다른 혜택을 받는 것은 눈뜨고 못보겠다라는 심정으로 만들어진 법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시장경제 하에서 가능한 말인지 모르겠군요

이 원칙에 따르면, 국내의 모든 대규모 도매상들은 소매점에 물건을 팔 때 같은 상품은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를 해야 됩니다

자본금이 많아서 대량 구매를 했었고, 그로 인해 상품단 단가를 낮출 수 있었던 A 도매점은..소매상에게 옆 B 도매상과 동일한 가격을 판매해야 합니다

A 도매점 입장에서는 매우 땡큐입니다...수익이 더 늘어나니까요

하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이제는 특정 도매점에서 구매할 이유가 사라집니다...어딜 가도 가격은 같으니까요

그동안 자금이 딸려서 상품 단가가 좀 높았지만, 디테일한 고객 서비스로 단골을 확보하고 있던 B 도매점은 문 닫는 날만 기다리고 있으면 되겠군요


핸드폰의 경우 매장에 따라 발생하는 상품 Quality 의 차이는 Zero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시장 경쟁의 핵심은 어떤 매장이 더욱 저렴한 가격에 핸드폰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주는가 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시장 경쟁체제 자체를 박살내 버렸습니다


자, 그러면, 고객의 입장에서 다들 같은 지원금만 주는 것이니 이제 핸드폰 살 때 여기저기 안 찾아봐도 되고 그냥 집 주변 가까운 매장에 가서 구매하면 되니 모든 것이 OK 된 상황일까요?


문제는 이것이죠

지금까지 핸드폰 가격에는 피터지는 보조금 경쟁의 부담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을 것입니다

핸드폰 구매를 할 때 다들 보셨겠지만, 핸드폰 한 대의 소비자 가격은 보통 70~80만원, 비싸면 100만원까지도 갑니다

최신 기능을 포함한 스마트폰을 만들면 소비자가가 그정도 되는게 맞다!!! 라고 하면 뭐 솔직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제가 스마트폰 제조단가를 다 알고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통신사와 제조업체가 그동안 때려부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마케팅 비용이 제품과 서비스에 전혀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반영이 되어있지 않다면, 국내의 통신 관련업계는 이 세상에 둘 도 없는 천사들이니까요

네...전 이런 천사 믿지 않습니다


과연 이런 상태에서 보조금이 사라진 이후, 제조업체와 통신사가 그것을 반영하여 제품가를 인하할까요?

지금까지 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많이 보아온 어떤 상황이 떠오릅니다


뉴스에서 이런 멘트 자주 들었습니다


"원재로비 인상으로 인해 제품가를 부득이하게 인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원재료비가 뚝뚝 떨어지고 있어도 거기에 맞추어 가격을 인하했다는 멘트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제품가 인하는 고객님들을 위한 당연한 서비스라 뉴스에 낼 필요도 없고 그냥 내리면 되기 때문에, 실제 마트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지난 주 보다 더 싼 가격을 제품을 구매한 경험은 우리 모두 한 번 씩 있기는 개뿔....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차별적인 지원금의 규모는 요금제에 따라 변동되는 것으로 발표가 되었습니다


"요금은 9만원 요금제(2년 약정 실납부액 7만원)를 기준으로 그 이상은 100% 받을 수 있고 그 아래는 요금제에 비례해 차등지급된다. 방통위의 보조금 상한선을 고려하면 9만원 이상 요금제는 최대치인 34만5000원을, 4만5000원 요금제는 그 절반인 17만2500원을 받게 된다."


뉴스 기사인데...잘 보시죠..

보조금을 다 받기 위해서는 9만원 요금제 이상으로 2년간 사용해야 합니다

주변에 혹시 9만원 요금제 쓰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보신적 있나요?

보조금을 지금처럼 쏟아붓고 있던 상황에서도 9만원 요금을 쓰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제 주변이 다 거지인가요?)


정책을 만드시는 높으신 분들이 대체 얼마짜리 요금제를 다들 쓰시는지 모르겠으나, 현실감각이 매우 떨어진 기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현실을 잘 인지하고 있는 분들이 만들었다고 한다면, 보조금을 지급하기 싫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정책이 되는 것이겠지요


단통법 때문에 수많은 기사와 블로그에서 어떻게 핸드폰을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는 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인 마무리는 "이제 모두 다  비싸게 사야하는 상황인 것 같다" 로 마무리 됩니다


정부에서는 이제는 저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보조금을 지원해야 하나는 것으로 정해져서, 저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좋은 것이다....라면서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하고 있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 분들이 사용하는 폰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구매하는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인터넷 서핑을 주로 하는 저도 한 달에 5G 정도는 사용합니다 (점점 컨텐츠 데이터들의 Size 가 커지면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데이터는 엄청 쓰네요)


3만5천원짜리 요금제 중에 데이터가 제대로 되어있는 상품은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모르는 어딘가에 숨어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신사에서 저가이지만, 데이터가 많은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하겠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우린 그런 천사들과 살고 있는거 아니잖아요?)


일각에서는 단통법을 앞두고 저가폰의 가격이 오른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단통법의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를 위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가격은 유지하고 비용을 줄이게 되는 통신사만 유리해 지는 법이라고...


제조사들도 부정적인 법안입니다

이제 새로나온 핸드폰으로 바꾸려는 대란도 없을 것이고, 사람들이 지금  쓰는 폰을 그대로 오래 사용할 것입니다 (3년 기한의 단통법이 어떻게 끝나는 지는 모르겠지만, 3년동안은 잘 안 바꾸려고 할 것입니다)


대신 중고폰 시장은 조금 활성화 되겠지만,단통법 이후에는 중고폰 시장을 확대시킬 물량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중고폰 시장의 성장도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중고폰이 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인기가 좋은 이유는, 2년마다 교체되는 트렌드로 인해 '새것같은' 중고폰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통법으로 사람들이 핸드폰을 오래 사용하게 된다면 한국 중고폰의 핵심 경쟁력인 '새것같은' 은 물건너 갑니다


글이 좀 길어졌습니다만, 정리하자면, 소비자인 우리는 또 당했습니다

우리는 점점 더 호구가 되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여러가지 법안을 통해 더 많은 돈을 정부와 대기업에 토해 내야하는 닭장속의 닭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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